[사설]세월호 시국선언 교사 고발 취소하는 게 옳다 (경향신문 2017년 8월 8일)

 교육부는 2015~2016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86명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교사들은 실명과 소속 학교를 공개하며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하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양심적인 교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지만 박근혜 정부는 탄압의 칼날을 치켜세웠다.

 

 교육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고발을 취소해야 마땅하다. 이참에 교사들을 비롯해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과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도 개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참여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재 국회에는 공무원과 교원의 정당 가입 및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공무원과 교사도 시민인 만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21세기에 시민권을 박탈당한 이들을 복권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다.

 

 

 

[기고]'2015교육과정'에 숨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경향신문 2017년 5월 23일)

신주백연세대 HK연구교수

 역사학자 다수가 2015교육과정을 반대한 이유는 전체 구성과 집필기준과도 연관이 있다. 2015교육과정은 중·고교 역사교육의 계열성을 무시한 채 시대별 생활문화사를 뺐거나 조금만 집필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중·고교 모두 지나치게 정치사 중심이다. 그렇다고 정치와 지역, 세계를 연관시켜 설명하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지도 않다. 폐기된 국정교과서가 증명했듯이, 세계와의 연관은 말 그대로 장식품처럼 처리되어도 무방한 구성이다. 내용 요소를 그대로 둔 채 분량을 100쪽 정도 축소해 제작하도록 하고 있으니 한국사를 서술하기도 벅찬 것이다. 근현대사보다 전근대사를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하고 있어 역사교육의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장은교ㅣ정책사회부

 2017년 교육부와 장관이 역사에 조금이라도 염치 있는 모습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면 장관은 이제 쓸모 없게 된 국정교과서를 퇴임기념품으로 꼭 챙겨가 꼼꼼히 읽어보길 권한다.




 정부가 펴낸 단일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퇴행적 발상이다.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려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좌파 역사학자들이 폄하한’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게 명분이지만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미화하고, 우파 논리를 주입하려는 의도였다. 




[사설]법원의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가 의미하는 것 (경향신문 2017년 3월 18일)

 문명고 사태의 책임은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하며 연구학교 지정을 강행한 교육부가 져야 한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을 정지시킨 법원 결정에 불복하며 경북교육청을 통해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몰염치하고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교육부는 혈세 44억원을 낭비하며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기자칼럼]마지막 교육부 (경향신문 2017년 3월 9일)

장은교ㅣ정책사회부

 대선 후보들은 교육부 폐지와 개편을 말하고 있다. 교육부가 정말 문을 닫게 된다면 이준식 장관과 현 간부들의 책임이 팔할이다.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꽃다발을 주고, 전국의 학교현장을 찾아다니며 덕담을 건넨 시간을 떠올리며 장관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그때 교육부가 받은 박수는 장관이 아니라, 보도자료에 이름 한 줄 나오지 않는 공무원들이 헌신한 결과다. 공약은 ‘공약(空約)’이 되기 십상이고 교육부는 인사물갈이로 개편을 대신할지도 모른다. 어떤 결과든 이런 교육부는 마지막이길 바란다.




[사설]국정교과서 문제를 총체적으로 드러낸 문명고 사태  (경향신문 2017년 2월 22일)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술 분량이 세종대왕의 7배를 넘을 만큼 편향된 역사의식을 담고 있다. 오류도 수백개가 넘는다. 전국 5000여 중·고교 중 문명고 단 한 곳만 연구학교로 지정되는 초라한 결과는 자업자득이다. 어제는 고교생 92%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역사왜곡 가능성, 편향된 역사의식, 집권당 성향 편중 등이 반대 사유였다. 고교생들도 알고 있는 문제점을 정작 당국자들은 모른다니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기자메모]‘국정교과서’ 끝내 미련 못 버린 교육부 (경향신문 2017년 2월 21일)

장은교ㅣ정책사회부

 애초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시작되지 않았어야 한다. 대체 역사를 국정교과서로 가르치는 나라가 얼마나 되나? 국정화를 중도에 그만둘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정말 많은 국민이 반대했을 때, 정책을 추진한 세력이 탄핵당했을 때, 교육부 스스로 올바른 교과서란 명칭을 포기할 정도로 편향과 부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을 때가 그랬다. 그런데 이게 뭔가? 교육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이 온갖 꼼수를 동원하고 갖은 혜택을 준다는데도 채택하는 학교가 없다. 학교 구성원의 반대를 깔아뭉개고 억지로 밀어붙였던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학생들까지 들고일어나서 반대한다. 대자보를 쓰고, 집회를 하고, 필리버스터를 하고...




[기고]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이제 그만 꺼내자 (경향신문 2017년 2월 21일)

김육훈ㅣ역사교육연구소장

 교육부가 2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곳곳에 원망이 배어 있다. 올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가 한 곳에 그친 것은 외부세력의 방해 때문이라는 원망이다. 교과서 선택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사법처리를 요구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무엇이 왜 잘못됐는지를 아직도 모르는 교육부의 현실 인식이 국정교과서를 ‘좀비’로 만들고 있다. 




[사설]2곳만 채택한 국정교과서, 탄핵당했다 (경향신문 2017년 2월 17일)

 교육부는 연구학교 신청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0.1%도 안되는 채택률에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즉각 폐기하라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요구가 담겨 있다. 교육부는 국가예산 44억원을 쏟아붓고도 학교가 거부한 최악의 불량교과서를 제작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 그게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국정 역사교과서 '이것이 문제'다 - 전문가 릴레이 기고](5)'교육과정과 편찬기준'·국정제'-초·중·고 계열화 무시한 교육과정' (경향신문 2017년 2월 17일)

도면회ㅣ대전대 교수

 <교육과정>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편찬기준>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편찬기준>의 한국사 부분만 비교해 보면, 고등학교에 문화사가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서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은 문화사를 제외하면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을 또다시 학습하게 되어 있다. 고대사부터 일제강점기 이전까지는 2009년 이전까지의 국정 국사교과서와 큰 차이가 없이 정치사와 제도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역사 학습에 흥미를 느낄 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비상식의 사회]역사와 교육은 ‘꼼수’로는 안 된다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그 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이다. 21세기 새로운 과학혁명의 눈앞에서,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관점에 대해 열린 토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에, 하나의 관점으로 서술된 역사를 국가라는 전체주의 틀로 묶어 전체 학생들에게 획일적으로 가르치려고 하는 발상은 그 자체로 반역사적이고 비민주적이며 거대한 폭력이다. 그리고 그 추진이 천박한 거대자본의 이익과 박근혜로 대표되는 박정희 유신회귀 세력의 결탁으로 이루어진 수구집단에 의해 졸속 꼼수로 진행된 것이어서 더욱 한심하다. 




[국정 역사교과서 '이것이 문제'다 - 전문가 릴레이 기고](3)박정희 시대-냉전반공주의 주입 '시대 역행' (경향신문 2017년 2월 14일)

허은ㅣ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박정희 정권이 강조한 안보위기론을 비판적인 검토 없이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학생들을 안보와 반공이란 명분 앞에서 민주주의(또는 민주적 법치주의)와 기본권은 언제든지 유보될 수 있다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극단적인 논리를 용인하는 이들로 양성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가 중·고등학교 ‘국정역사교과서 최종본’을 정리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사설]국회는 국정 금지 추진하는데 최종본 내고 맞서는 정부 (경향신문 2017년 2월 1일)

 교육부의 최종본 공개로 국정 역사교과서가 폐기돼야 할 이유는 더욱 뚜렷해졌다. 박영수 특검팀은 청와대가 관변 단체를 동원해 국정교과서 지지 관제데모를 지시한 정황도 밝혀냈다. 교육부는 대국민사과를 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폭주를 멈추는 것이 마땅하다.

 

 

[사설]적폐 청산의 청신호, 국정교과서 금지법 상임위 통과 (경향신문 2017121)

 국회 과반 의석의 야당들이 국정 교과서 금지 입법에 박차를 가하고, 검정 교과서 집필진이 집필 거부에 나섬에 따라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폭주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절차와 내용 면에서 법적·도덕적 정당성을 상실한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는 시민에게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자칼럼]장관님의 자기최면 (경향신문 2017112)

장은교ㅣ정책사회부

 2차 최면은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후 시작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최면이다. 국정 역사교과서에서 편향과 역사왜곡에 더해 기초적인 사실오류까지 무더기로 발견되자, 장관은 국정교과서 수정적용안을 내놨다. 2018학년도부터 국·검정교과서를 혼용하며, 2017학년도엔 원하는 학교만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설]전국 학교 2년치 시험 문제지 제출하라는 전희경의 횡포 (경향신문 2016년 12월 31일)

 전 의원이 역사와 사회과목만을 특정해 시험 문제지 제출을 요구한 것은 누가 봐도 교사들을 사상검증하겠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검정교과서를 기초로 출제된 시험문제에서 그의 일방적 시각으로 좌편향적 내용을 찾아내려 한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기고]국·검정 혼용 아닌 다른 해법을 (경향신문 2016년 12월 30일)

신주백 | 연세대 HK연구교수 

 국·검정을 혼용할 것이 아니라 2019년도부터 적용할 교육과정을 우선 새로 개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역사교육을 정치화로부터 독립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마침 내년에 대선이 있으니 역사학 대회에 참가하는 학회들이 후보자들에게 역사교육 공약을 공개적으로 질문하는 방법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설]국정교과서 유예·혼용은 꼼수, 즉각 폐기해야 (경향신문 2016년 12월 28일)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시기를 1년 늦추고, 2018년부터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함량미달의 불량 교과서’로 판명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지 않고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즉각 폐기를 요구한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차기 정부에 부담을 떠넘긴 교육부의 행태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여적]집필 위험수당 (경향신문 2016년 12월 15일)

박구재 | 논설위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집필진 31명의 집필료가 어제 공개됐다. 집필진은 1인당 20쪽 분량을 쓰고, 평균 2481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최고액인 3657만원을 받았다. 한 쪽당 243만원이다. 기존 국정·검정교과서 집필진이 한 쪽당 7만~12만원을 받은 것에 견주면 최대 20배가 넘는다. ‘글쟁이는 가난해야 한다’는 신조 하나로 버티며 생계를 잇고 있는 문인들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다.

 

 

 

[시론]국정 역사교과서 '중국사'에도 오류투성이 (경향신문 2016년 12월 6일)

이근명 |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중국 중세사 

 중국의 송·요·금 시대에 대한 서술은 전체 교과서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심각한 오류가 너무도 많다. 역사교과서 내용은 이념적 편향 여부를 떠나 사실관계에서만큼은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국정교과서는 적어도 중국사 부분에 관한 한 오류와 착오가 지나치게 많다. 약간의 수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시론]이미 탄핵당한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가 옳다 (경향신문 2016년 12월 2일)

김육훈 | 역사교육연구소장·독산고 교사 

 국정화는 오직 한 사람, 박 대통령을 위한 일이었다. 그 한 사람을 위해 정부 기관과 공무원들이 공론과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며 강행했다는 점은 2016년 가을 온 국민이 아프게 체험하는 사태와 본질적으로 같다. 이미 국정교과서는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했다. 국정교과서를 조건없이 폐기해야 옳다.

 

 

 

[사설]국정교과서 편협성 떠나 사실도 안 맞는 엉터리였다니 (경향신문 2016년 12월 2일)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공개를 강행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기초적인 사실 오류가 수백건에 달할 정도로 함량 미달의 부실 교과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라이트 시각을 반영하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편향성은 차치하더라도 엉터리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작한 것이다.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들어놓고도 이준식 부총리는 “질 좋은 교과서”라고 했으니 교육수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김인숙의 조용한 이야기]교과서가 말해주지 않아도… (경향신문 2016년 12월 1일)

김인숙 | 소설가

 그 교과서로 시험을 보고, 분노를 하고, 실망을 하고, 좌절을 할 학생들을 생각하면 어느새 어른으로서 미안해진다.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이 여론은 촛불 정국의 영향에 도움 받은 바 없지 않을 것인데, 그 수많은 촛불 중의 아주 많은 수가 청소년들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미안하다가, 부끄럽다가, 뿌듯하다.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이석우 기자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를 보고 있다./김창길 기자 

 

 

 

[사설]국가의 미래인 학생의 생각을 지배하려는 박정희 교과서 (경향신문 2016년 1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바꿔보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려는 기도가 성공하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국정농단 주범으로 국정 운영의 권능을 상실한 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강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법이자 반역사적인 폭거다. 이런 교과서로 국가의 미래인 학생을 가르쳐선 안된다.

 

 

 

[사설]'국정교과서 비공개 불법'과 학교의 채택 거부를 직시하라 (경향신문 2016년 11월 25일) 

 이는 기본적으로 시민 다수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국가가 지정한 단일한 역사관만을 주입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역사교육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교육부는 명심해야 한다.

 

 

 

[시론]'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국정교과서의 운명 (경향신문 2016년 11월 9일)

이준식 | 근현대사기념관 관장·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거센 박근혜 퇴진 요구 앞에 정부정책은 대부분 중단되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박근혜 정권 최악의 정책인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겠단다. 최근 교육부 장관은 “지금 교과서가 발간되지 않으면 다음 학기부터 역사교육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집필자도, 집필기준도 공개하지 않은 채 비밀작업을 해놓고는, 이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를 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교육부로서는 그동안 내뱉은 말이 있으니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권의 몰락이야말로 교육부가 국정교과서에서 발을 뺄 마지막 기회다. 국민의 뜻을 내세워 국정교과서 작업을 중단하면 된다.

 

 

 

[경향마당]'물건'도 안 보고 주문부터 하라는 교육부 (경향신문 2016년 10월 11일)

이광국 | 산곡고 교과서 업무 담당자

 기왕에 국정 역사교과서의 시행을 추진하려 한다면, ‘과정’은 압축하더라도 실무의 ‘순서’까지 뒤바꾸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최고권력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교육부의 난처한 입장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가 건의한 것도 일단 책이 초본이라도 나오면 그때 주문 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선주문’은 매년 했던 방식이므로 주문 기한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년 선주문이 가능했던 것은 교과서가 이미 나왔거나 최소한 어떤 ‘물건’인지 아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무슨 가수의 앨범 판매도 아니고 교육의 근간이 되는 교과서에 관한 사항인데 이래도 되는 것인지 답답하다.




[시론]역사의 필주 두렵지 않나 (경향신문 2016년 10월 7일)

김삼웅 | 전 독립기념관장 

 ‘48년 대한민국 수립’을 고집하고 국정으로 교과서를 바꾸고 집필하는 정부책임자와 관료·학자·교사들에게 전한다. 사마천에 버금가는 사학자 유지기(劉知幾)는 “역사의 용도는 공적을 기록하고 과실을 드러내고 선을 밝히고 악을 미워하며 일조(一朝)의 득실과 오랜 세월의 영욕을 바르게 기록하는 것이다. 만일 적신·역자·부군의 군주가 있어 이를 직서하여 허물을 가리지 않으면 그 잘못이 반드시 드러나고 악명이 천추에 나타난다”고 밝혔다.




[사설]교육부, 역사교과서 건국론 강행하나 (경향신문 2016년 9월 27일) 

 이는 대한민국 건국 개념과 시점을 송두리째 바꾸려는 중대사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건국을 1919년 수립된 상해임시정부가 아니라 1948년 이승만 정부 수립으로 규정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 법통을 상해임시정부로 규정한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3·1운동과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독립운동을 나라 없는 개인의 행위로 깎아내리는 일이다.




[박태균의 역사와 현실]잘못된 역사에 대한 반성과 교훈 (경향신문 2016년 8월 11일)

박태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현대사 

 위의 토론이 한·일 양국 사회의 인식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1945년 8·15로부터 70년하고도 1년이 지난 오늘에도 계속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과거사 인식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한국 사회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짐이다.




[비상식의 사회]20대 국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아야 (주간경향 2016년 6월 28일)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사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다수를 점한 새누리당의 횡포로 야당은 아무 일도 못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시대착오적이며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일임에도 교육부가 고시로 밀어붙여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국회 지형이 바뀌었다. 야당이 의지를 가지고 힘을 모으기만 하면 고유권한인 입법권으로 얼마든지 이 횡포를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재앙은 화산재처럼 온 땅을 뒤덮을 것이다. 원내 야 3당의 분발을 촉구한다.




[송혁기의 책상물림]역사, 기억, 변화 (경향신문 2016년 4월 6일)

송혁기 |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사관들이 연이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지키려 한 것이 ‘역사는 오로지 사실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는 원칙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죽고 사건은 지나가도 역사만은 영원히 남으므로, 역사 기록은 그 자체로 명분을 바로세우는 일이며 후세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공자의 춘추 이래로 난을 일으키는 신하나 패륜한 자식들이 두려워하게 되었다”라는 맹자의 말처럼, 동아시아에서 역사 서술의 이상은 적극적인 가치 판단이자 심판이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음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이었다.




[사설]박정희 찬양가로 가득한 초등 국정 역사교과서 (경향신문 2016년 3월 1일) 

 박 전 대통령 언급도 여타 대통령보다 훨씬 많다. 교과서에는 78명의 인물이 사진과 본문에 나오는데 이 중 박 전 대통령은 12번 등장한다. 반면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한 차례도 없다. 이쯤 되면 ‘박정희 찬양교과서’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경제 분야 기술도 기조가 같다.





교육부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중·고등학교 국정 역사 교과서 현장 검토본/강윤중 기자 

 

 

 

[문화비평]이데올로기의 귀환 (경향신문 2016년 1월 6일)

이동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해불가 어록 중 최고 난도를 자랑했던 이 말은 사실 국민을 상대로 이데올로기 전쟁을 벌이겠다는 통치자의 가장 무서운 속내를 드러낸 언술이었다. 마치 고대 부족사회를 통치하는 어느 족장의 주술 같은 ‘혼이 비정상’이란 말은 권력의 영구 지배는 역사의 지배에서 시작된다는 분명한 통치술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다.




 [정동칼럼]살아있는 시간, 현재의 힘 (경향신문 2015년 12월 30일)

김정인 | 춘천교대 교수·한국사 

 역사가의 운명은 현재라는 살아있는 시간이 결정한다. 블로크는 <역사를 위한 변명> 앞머리에서 동료인 뤼시앵 페브르에게 자신이 처한 현재의 고난과 미래의 희망을 전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더 넓고 더 인간적인 역사학을 위해 함께 싸워왔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함께한 작업은 수많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 때문은 아닙니다. 우리는 잠시 불의한 운명에 짓눌려 있을 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예전처럼 공개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다시 힘을 모아 일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진심으로 확신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나치권력이 그의 꿈을 앗아갔다. 역사가로서 과거가 아닌 현재가 갖는 힘을 절감하며 잊지 못할 2015년을 갈무리한다.




[사설]교과서 국정화의 위험성을 드러낸 두 가지 사건 (경향신문 2015년 12월 12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9년간 상업과목을 가르쳐온 교사를 필진으로 선정하고 5·16쿠데타를 미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과 품질 모두 수준 이하가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읽기]시키는 대로만 (경향신문 2015년 12월 10일)

전우용 | 역사학자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몰상식하고 무교양한 지시를 내리자마자, 이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가장 열렬한 주창자이자 실행자가 되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신념으로 말미암아, 상식과 교양은 몰상식과 무교양 앞에 하릴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침을 열며]민주정부를 다시 수립하자 (경향신문 2015년 11월 23일)

배병문 | 대중문화부장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보수정권의 계속된 집권이다. 이제 그들은 이 전제조건을 갖춰내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이미 그들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는 시작됐다. 벌써 개헌을 입에 올리고, 주요 부처 장관들을 총선에 차출하고 있다. 심지어 세월호 특조위원과 국정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원 간부까지 줄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내년 4월 총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다.

 



[시론]왕조시대의 사관 (경향신문 2015년 11월 20일)

김삼웅 | 전 독립기념관장

 조선왕조가 거듭되는 내우외환에도 500년 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이렇게 선발된 강직한 사관들이 있어서 군왕과 고위관료들의 비행·비리를 거침없이 기록하고, 이것을 두려워하는 권력자들의 전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왕이나 신료들은 ‘역사의 신’을 두려워했다.

 

 절대군주제에서도 사관의 선발이 이렇듯 엄정·공정·신중했거늘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집필자 선정은 500년을 거꾸로 간 것이 아닌가 싶다.




[사설]국정화 찬성 여론 조작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20일)

 

 민주주의는 정당한 절차가 핵심 가치이다. 교육부와 해당 단체가 법으로 정한 행정예고와 여론수렴 절차를 어기고 여론을 조작했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이다. 정부는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드러난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진상 규명과 수사도 필요하다.




[경제와 세상]다시 교과서를 생각한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12일)

류동민 | 충남대 교수·경제학 

 정치평론가들은 짐짓 객관적인 포즈로 교과서 국정화는 민생 이슈가 아니므로 곧 소멸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실체 없이 공허한 ‘민생’은 다시금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새로운 상징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 갈림 속에서 진짜 민생은 멍들어 갈 것이다. 이것이 내가 교과서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벽에라도 대고 계속 외쳐야 할 까닭이기도 하다.




[경향의 눈]아베 노부유키의 저주 (경향신문 2015년 11월 10일)

조호연 | 논설위원

 다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한다. 나는 언어 오염이 걱정된다. 올바른 교과서.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이름 짓는 순간 ‘올바르다’는 단어는 본디 뜻을 잃었다. 교과서는 옳고 바르다는 수식을 할 수 없다. 올바르거나 올바르지 않은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바른 사과, 올바른 돼지라고 표현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정부는 국정화가 함축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해 가려고 분열적 언어를 동원했다.


 언어 오염의 위험성은 비민주적 속성에 있다. 기획자가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 없는 언어를 독점한 채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딱지와 훈장의 얼룩들 (경향신문 2015년 11월 10일)

김규항 |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결국 교과서 논란은 현재 지배체제의 두 분파가 노동악법 등 대다수 사회 성원의 삶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들을 무리 없이 돌파하려는 전략에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야권이 국정화 교과서 논란에 말려들어 민생 현안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은 거꾸로 된 말이다. 야권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면 할수록 '야당 같지 않은 야당'이니 '2중대'니 하는 비난에 처할 수밖에 없다. 야권의 소망은 무엇이든 야당스럽게 보일 수 있는, 여당과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이다. 국정화 역사 교과서는 그들에게 여권이 제공한 고마운 선물이다.




[기자칼럼]국정화 막장드라마 (경향신문 2015년 11월 7일)

정제혁 | 사회부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막장드라마도 이런 막장드라마가 없다. 최소한의 상식도, 논리도, 절차도, 염치도 다 내팽개쳐버렸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눈 하나 꿈쩍 않고 말을 바꾼다. 앞뒤 안 맞는 얘기를 태연히 하고, 여론수렴은 여론전으로 대체한다. 국정화에 반대하는 50% 이상의 시민을 비국민으로 만들고, 사학과 교수의 90%를 좌파로 빨갛게 덧칠한다.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 판에 느닷없는 국정화 타령으로 나라를 두 동강 내놓고는 ‘국민통합’을 해야 한다고 염장을 지른다.




[시론]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오적' (경향신문 2015년 11월 7일)

이이화 | 역사학자

 을사오적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오늘날의 오적은 우리 역사를 말아먹은 인물로 기록될 것인가?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이를 범상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당사자들은 한쪽 눈으로만 시대를 바라보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오적’이라는 오명을 쓰지 말고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동칼럼]당신들의 천국 (경향신문 2015년 11월 6일)

조대엽 | 고려대 교수·사회학 

 고달픈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로 포장된 국정의 세상은 ‘당신들의 천국’일 뿐이다. 파탄 난 민생과 헬조선의 현실을 바꾸는 것이 우리 시대의 절명한 과제라면 이 우스꽝스럽고 일그러진 국정의 천국에 저항하는 데 시민들은 결집하고 연대해야 한다. 여당도 문제지만 야당도 문제라는 양비론도 이제 그만해야 한다.




[사설]북한에 사상적으로 지배당할까봐 국정화한다는 대통령 (경향신문 2015년 1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자긍심과 뚜렷한 역사 가치관이 없으면 통일돼도 북한에 의해 사상적으로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의 시대 인식과 발상은 비현실적인 데다 일반 국민과도 간극이 크다. 남북 간 체제 경쟁은 끝난 지 오래다. 40배가 넘는 경제력 차이만이 아니다. 북한의 1인 독재, 3대 세습 체제에 동의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북한에 사상적 지배를 당할 것이라고 보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이 문제 삼는 현행 검정교과서도 북한 체제와 주체사상이 인민을 굶기고 인권을 침해한다고 가르쳐왔다.




[시론]한 알의 사과 따자고 사과나무를 자르면 (경향신문 2015년 11월 5일)

김삼웅 | 전 독립기념관장 

 미국 헌법 기초자 제퍼슨은 말한다. “한 알의 사과를 따기 위해 거침없이 사과나무를 자르는 사람은 독재자”라고. 국민의 피땀으로 가꾼 과일나무가 무참히 잘리고 있다. 그 자리에 내일의 일꾼인 청소년들에게 다양성 대신 단순성을 주입시키는 교과서를 만들면 ‘영혼이 없는 청년세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 이 또한 망상이다. 박정희의 유신 찬양 국정교과서를 배운 청년들이 반유신·6월항쟁의 주역이 되었다는 역사를 망각하면 안된다. 국사(國史)를 망치면 국사(國事)를 망치게 한다. 




[문화와 삶]누구나 과거를 기억한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5일)

김진송 | 목수·문화평론가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가 미심쩍더라도 우리에게는 언제나 또 다른 역사가 준비되어 있다. 바로 개인으로서의 역사이다. 사실 기억의 주체는 집단이나 사회가 아니라 그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개인이다. 그리고 과거를 기억하는 모든 개인은 개인으로만 머물러 있지 않다. 나에게 일어난 지극히 은밀한 사건조차 기억하는 건 나이지만 그 사건의 상황을 만들어낸 건 언제나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나의 기록이자 동시에 사회에 대한 기록이며 바로 모두가 공유하게 될 역사의 기억이다.

 

 

 

[문화비평]드라마에 ‘역사 각색’을 허용하라 (경향신문 2015년 11월 4일)

윤태진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정부가 강조하는 ‘옳은 역사’라는 표현에는 두 가지 묵시적 전제가 있다. ‘지금 정권이 옳다고 믿는’의 의미와 ‘단 하나의 옳은’의 의미이다. 정권이 바뀌면 다시 다음 정권이 옳다고 믿는 내용으로 교과서가 바뀌어도 좋다는 뜻일까? 역사는 정녕 하나로만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것일까? 역사가 하나라고 믿는 이들이 과연 ‘역사의 각색’을 내버려둘까? <육룡이 나르샤>가 갑작스레 종영되는 것은 아닐까?




[정동칼럼]국정화는 역주행이며 자충수 (경향신문 2015년 11월 4일)

김정인 | 춘천교대 교수·한국사 

 역사 민주화 시대에 권력의 역사 독점 시도에 맞서 일어난 역사 민주화 투쟁은 앞으로 국정화의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전쟁에서 권력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걸 의미한다. 검정이라는 경쟁을 포기하고 국정이라는 독점을 강행하는 그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쓸 수 있는 공격무기가 없다. 오히려 국정화 과정이 진행될수록 역공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국정화는 역주행이자 자충수다.




[공감]‘참여’만이 유일한 무기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4일)

신좌섭 | 서울대 의대 교수·의학교육학 

 작금의 통탄할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참여’이다. 토론에의 참여, 의사표현에의 참여, 정책제안에의 참여, 선거에의 참여 등 참여만이 민주주의 틀 안에서 우리 국민이 가진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말했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아침을 열며]역사는 티끌 같은 정권이 아닌 모두의 것이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2일)

도재기 | 문화부장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가, 역사서, 역사교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와 미래의 삶에 쓰임새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관을 통해 사료를 해석해 성찰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이미 우리는 해방 이후 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사관의 의미, 기억 투쟁의 중요성을 실제로 경험하기도 했다.

 

 

 

[별별시선]국민은 선진국, 대통령은 후진국 (경향신문 2015년 11월 3일)

노정태 | 자유기고가 

 지금 박근혜가 제기하는 문제는 훨씬 더 근본적이다. 그는 아버지 박정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온 나라의 수준이 후진국으로 떨어진다 해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북한, 방글라데시, 수단, 터키 등 소위 후진국으로 여겨지는 국가들만이 선택하고 있는 그 길을 이렇게 뚜벅뚜벅 걸어나갈 수가 없다.




[세상읽기]교과서를 지배하려는 '소수' (경향신문 2015년 11월 3일)

엄기호 | 문화학자 

 이 말을 뒤집으면 이들은 자신이 다수가 아닐 때 언제든 비상 상태를 선포할 수 있고 예외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예외적 시공간에서 권리는 정지되고 시민은 발가벗겨진다.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와 토론은 금지된다. 입을 떼는 순간 비국민으로 발가벗겨진다. 이미 저들은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협박하고 있지 않은가?

 



 

 

 

[국제칼럼]잠자는 이성, 괴물을 낳는다 (경향신문 2015년 11월 2일)

조홍식 | 숭실대 교수 

 자유주의의 고전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토크빌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공통점은 평등이지만, 전자는 자유의 평등이고 후자는 제약과 예속의 평등이라고 분석했다. 또 <자유론>의 존 스튜어트 밀은 아무리 검증받은 사실도 “인간의 현재 이성이 허용하는 수준 안에서 검증받은 데 지나지 않으므로 그것이 절대 진리라고 확신할 일은 결코 아니”라고 역설했다. 자유민주주의자 밀이나 토크빌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는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국가가 휘두르는 사회주의적 폭력’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사설]청와대가 열흘간 검정 교과서 검토했으면 누구 책임인가 (경향신문 2015년 10월 31일) 

 이 교수의 증언은 현재의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가 봤을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 청와대가 직접 검토하고 통과시켰다는 것은 ‘좌편향이나 패배주의적 사관’이라는 혐의가 없다고 청와대가 판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과 정부가 이제 와서 “좌편향되고 패배주의 사관을 담고 있다”고 공격하는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고]절조 꺾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경향신문 10월 30일)

한상권 | 덕성여대 교수 

 김 위원장은 유신시절 ‘다양성을 떠난 소수의 독점’이라는 이유로 국정제를 반대했다. 역사가 획일화 돼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국정제에 반대했던 학자가 이제는 ‘균형성·전문성·다양성’을 확보하는 국정교과서를 편찬하겠다고 나섰다. 야당 의원들의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비판에 대해 “그런 교과서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기인’(自欺欺人), 즉 스스로를 속이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존경을 받았던 학자의 만절부종(晩節不終·노년에 절조를 잃음)을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씁쓸하다.




[시대의 창]악마 만들기와 도덕적 혼란 (경향신문 2015년 10월 30일)

장덕진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나는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에 점점 더 흔하게 그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악마 만들기와 도덕적 혼란을 깊이 우려한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서도 이런 흐름은 여지없이 확인되고 있고, 그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검정교과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매도당했고, 중·고교 역사 선생님들 다수도 같은 방식으로 매도당했다. 한 학문분야의 구성원 거의 모두를 과감하게 낙인찍어 매도할 수 있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약자에 대한 증오와 무관하지 않다.

 

 

 

[정동에서]1년 뒤에 보자는 '행정 독재' (경향신문 2015년 10월 29일)

이기수 | 사회에디터 

 사면초가에 몰린 대통령과 여당 대표 입에선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를 문제 삼지 말라”는 말이 나왔다. 국정교과서가 나온 1년 뒤에 왈가왈부하라는 ‘행정 독재’의 피날레다. 2005년 “사학법에 미래가 달렸다”며 57일간 장외투쟁을 이끈 사람은 박 대통령이었다. 독선의 진폭이 너무 크다.

 

 

 

[김정철의 수하한화]학술원과 예술원은 왜 침묵하고 있나 (경향신문 2015년 10월 29일)

녹색평론 발행인 

 이 시점에서 내게 가장 궁금한 게 있다. 그것은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이 정권의 반지성주의적, 반문명적인 행태에 대해서 이 나라 최고의 지성인, 예술가들이 모여 있다고 하는(게다가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고 있는) 대한민국학술원과 예술원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들은 왜 민주주의의 존망이 걸린 이 중대한 상황에서 침묵하고 있는가?

 

 

 

[문화비평]역사가 아프다 (경향신문 2015년 10월 28일)

이기형 |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역사교육에 관한 숙고된 사유도, 균형과 자성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재 전개되는 ‘정치공세’는 장기간에 걸쳐 역사를 진단하고 탐구해 온 수많은 연구자들을 매도하며 몰아붙이는 정치권력이 득세하는 한국 사회의 거친 민낯을, 그리고 문제적인 과거로의 회귀 상황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

 

 

 

[이상돈 칼럼]역사의 수렁에 빠지다 (경향신문 2015년 10월 28일)

이상돈 | 중앙대 명예교수 

 유신 체제하에서 일어난 일들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그것을 활짝 열어 버리면 온갖 역사가 부활해 나와서 새롭게 조명되기 마련이다. 사법살인이나 마찬가지였던 인혁당 사건, 장준하 선생 추락사와 최종길 교수 사망 등 아직도 규명되지 못한 사건들이 그러하다. 정수장학회, 영남대학교,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등 박 전 대통령 일가가 관련된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역사의 수렁’에 겁 없이 뛰어들어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지금의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연출하고 있는 ‘역사와의 전쟁’이다.

 

 

 

[시론]'올바른'이라는 명명법 (경향신문 2015년 10월 27일)

김상천 | 작가·문예비평가

 ‘올바른’이라는 명명법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여기에는 교과명 이상의 무서운 권력의 코드가 숨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가치의 제도화’이다. 물적 자산과 권력을 획득한 그들이 영원히 지배적으로 그들의 자산과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 보수, 재생산, 확산시키고자 하는 저의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는 노골적인 폭력이 아니라 제도적인 폭력이자 비가시적인 ‘상징폭력’의 한 형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설]해외 학자 154명이 반대하는 국정화, 국제적 망신이다 (경향신문 2015년 10월 26일)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학 연구자 154명이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민주주의 국가의 역사교과서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토론과 전문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에는 브루스 커밍스, 도널드 베이커, 렘코 브뢰커 등 권위있는 학자들이 대거 서명했다. 이로써 국내 역사학자의 90%를 좌파로 매도하는 등 터무니없는 색깔논쟁으로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정부·여당의 입지는 더욱 군색해졌다.

 

 

 

[기자칼럼]백 투 더 퓨처 (경향신문 2015년 10월 24일)

박병률 | 경제부 

 대통령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국가적 아젠다가 된다. 그게 최고권력자의 힘이다. 이를 중심으로 국가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동원된다. 대통령의 ‘역사전쟁’에 경제와 외교 등의 모든 아젠다가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고 있다. 뉴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청년실업과 미국의 금리 인상도 지워졌다. 위태위태한 가계부채나 전·월세 폭등 얘기도 줄었다. 경제부 기자마저도 교과서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시대의 창]우리의 오늘도 역사가 된다 (경향신문 2015년 10월 23일)

조성주 |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세력들이 청년들의 자살과 정신질환이 걱정이어서 그 원인으로 자학사관을 지목했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 짚은 것이다. 청년들의 비극은 과거로부터 잉태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해석이 오늘의 비극을 만든 것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이 가져오는 불평등이 비극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설]야당 만나고도 국정화 비판론 귀 닫은 박 대통령 (경향신문 2015년 10월 23일) 

 회동 후 문 대표는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는 자리였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하지만 짐작할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야당 입장이나 국민 여론을 들으려 이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니었다. 국정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변함없음을 재천명하려 한 것이다.

 

 

 

[시론]한국사 교과서 논쟁의 경제학적 해법 (경향신문 2015년 10월 23일)

이현훈 |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현재의 검인정 제도 강화, ‘국정’ 교과서와 기존 검인정 교과서의 공존, 정보 공유 등의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기존의 한국사 교과서들에 있을 수도 있는 이념의 편향성(시장실패)이 완화되고, 정부가 주도하는 ‘국정’ 교과서의 역사 왜곡(정부실패)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양쪽의 주장을 모두 포용함으로써 작금의 첨예한 갈등과 대립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희진의 낯선 사이]“교과서가 어떻게 다양할 수 있나?” (경향신문 2015년 10월 22일)

정희진 | 여성학 강사 

 와중에 내가 가장 놀란 사건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지난 16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중·고등학교 학생한테는 사건과 사실의 정확성만 얘기해주면 되는 거고, 교과서에다가 다양성을 어떻게 집어넣습니까? 그건 안됩니다”라는 발언이었다. 중·고생은 일단 ‘하나’만 배우고 ‘다양한’ 내용은 그 이후에 배워라? 한 가지 생각과 여러 가지 생각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정론(正論)도 여러 가지 정론의 일부일 뿐이다. 정론이 있고 ‘그 외/나머지/곁가지’ 의견이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하나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다양성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정동칼럼]교과서 국정화, 정부의 정책적 '자해' (경향신문 2015년 10월 21일)

박원호 | 서울대 교수·정치학 

 요컨대,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며 교육부의 정책적 자해행위에 다름 아니다. 정책 당사자들(정부, 학생, 교사, 학부모, 연구자)을 정책 성패를 결정할 ‘정책네트워크’라 부를 수 있다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정책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거나 그 뿌리에서부터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목적이 없고, 연구자들은 쓰지 않을 것이고, 학생들은 읽지 않을 것이며, 교사들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학부모들은 여전히 소외될 것이다.

 

 

 

[사설]”자유발행제 바람직하다”면서 국정화 총대 멘 황우여 (경향신문 2015년 10월 19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국정을 영원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장관은 어제 KBS에 출연해 “(교과서 발행체제로) 바람직한 것은 자유발행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정화의 첨병으로 나선 교육 수장조차 국정화가 문제 있는 조치임을 자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영원하지도 않을’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온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이유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국정화인가.

 

 

 

[정동칼럼]국정교과서라 불리는 역사병 (2015년 10월 19일)

한상희 | 건국대 교수·헌법학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다수의 지배를 요구하지만 이때의 다수자는 경직된 가치관에 사로잡힌 일방적인 다수자가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 나타나는 “그때그때의 다수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는 사회의 다양성과 복잡성이 유지될 때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제도, 특히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정반대로 하나의 가치관만이 절대적인 다수자가 되게끔 강요한다. 그래서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 된다.

 

 

 

[사설]역사학자의 책무, 지식인의 역할 (경향신문 2015년 10월 16일) 

 정부 정책에 대한 역사학계의 집단적인 거부는 매우 드문 일이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역사학자의 성명에 나타난 대로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이며 반교육적”일 만큼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학계 원로들이 국정 역사교과서는 오류투성이의 '누더기 교과서'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김영민 기자

 

 

 

[사설]교과서 비판해도 국정화는 반대하는 정두언의 합리성 (경향신문 2015년 10월 16일) 

 정 의원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으로 ‘전교조 심판’을 선거쟁점화하는 데 앞장섰던 인사다. 조전혁 전 의원이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자 비슷한 방법으로 정보를 퍼날랐다가 거액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기도 했다. 교육 문제에 어떠한 시각을 갖고 있는지 미뤄 짐작할 만하다. 그런 정 의원조차 국정화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의미심장하다.

 

 

 

[시론]독수를 조심하라 (경향신문 2015년 10월 16일)

김동규 | 동명대 교수·언론광고학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주도하는 세력에 의해 사건이 어떤 “단어”로 규정되어 틀(frame) 안에 갇혀버리면, 관련된 모든 이해와 해석이 해당 단어의 범주를 못 벗어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폭넓게 제기하고 있는 ‘주체사상’이란 단어가 일단 대중인식 속에 자리 잡으면 긍정이든 부정이든 계속 그 단어만 남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강조한다. ‘종북 프레임’을 점화시켜 이슈를 난장판으로 몰아가려는 미끼를 덥석 물면 안 된다. 여기에 말려들면 향후 국면 내내 이데올로기 논쟁 속에 허우적대다 끝장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 기고](4) 미래세대에 '냉전논리' 강요 말라 (경향신문 2015년 10월 16일)

허은 |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좌우 이념 대립만을 중시하는 역사 이해는 ‘획일적 역사관’을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20세기 한국 근현대사를 극히 단순화시키고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 뿐이다. 한반도는 자본주의, 파시즘, 공산주의가 대립하고 공존하며 전개된 20세기 역사를 가장 격렬하게 겪었던 곳 중 하나였다. 이러한 역사 전개 속에서 독립운동의 최전선에 선 민족운동가들은 민족문제 해결과 국민국가 수립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 좌우의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정동칼럼]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왜 위험한가 (경향신문 2015년 10월 16일)

이근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싱크탱크 미래지 원장 

 따라서 무오류성과 배타성의 스토리가 영속되려면 당연히 그 스토리를 위한 엄격한 통제가 필요할 것이고, 인간의 뇌를 다 들여다보고 통제할 수 없으니 신체적인 물리적 통제를 시도할 것이다. 그래서 무오류성과 배타성과 통제의 위험성을 가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은 매우 전체주의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여적]역사가의 양심 (경향신문 2015년 10월 15일)

이기환 | 논설위원

 1735년 영조가 대신들과 나눈 밀담을 기록한 사초를 불태웠다. 전직 사관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목이 달아난다 해도 사필을 굽힐 수 없습니다(頭可斷 筆不可斷).” 그러면서 사관이 목숨을 내놓고 직필하려는 이유를 알렸다. “후세의 폐단을 만들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역사가들도 양심을 지키려 하고 있다. 후세를 위해…

 

 

 

[전문가 기고](2) 국정교과서는 '국격' 낮춘다 (경향신문 2015년 10월 14일)

김한종 | 한국교원대 교수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고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견해를 반영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 인사들과 언론이 앞장서고 정부가 뒷받침하면서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해도 여론 지지를 받지 못하니까 박근혜 정부는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말았다. 나치 독일이나 군국주의 일본에서 추진했고, 북한이 채택하고 있으며 1970년대 유신체제하에서 시행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2010년대 대한민국에서 부활시키려고 한다. 이것이 정부와 보수 인사들이 그렇게 강조했던 자유민주주의 이념인가?

 

 

 

[전문가 기고](1) 아이들에게 정권의 색깔을 '복제' (경향신문 2015년 10월 13일)

김육훈 | 독산고 교사, 역사교육연구소장 

 정부 여당은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그런 상태가 된다면, 그게 바로 파시즘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는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모든 학생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가꿔온 삶이 있고 저마다 다른 꿈을 꾼다. 잘났든 못났든 그들 모두는 자신의 집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저 소중한 아이들에게 정권의 생각을 복제하겠다는 정책이니,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경향의 눈]박근혜의 사부곡(思父曲) (경향신문 2015년 10월 13일)

김민아 | 논설위원

 자식은 부모를 넘어서야 어른이 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어른이 될 생각도, 의지도 없다. 오히려 21세기 대한민국을 해체해 1970년대 ‘아버지의 나라’로 재조립하는 게 목표인 것 같다.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과거의 유물인 국정교과서를 왜 부활시키려 하는지 물었다.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정말 그 이유를 모르세요?” ‘그분’의 뜻이라는 얘기로 들렸다.

 

 

 

[세상읽기]억장 무너져도 무기력에 지지 말자 (경향신문 2015년 10월 13일)

엄기호 | 문화학자

 한국의 통치 권력의 말은 주먹을 대체하거나 은폐하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말에 폭력을 가하는 파괴하는 주먹에 가깝다. 아예 말을 파괴함으로써 말문이 막혀 무엇을 하겠다는 의사를 포기하게 만든다. 말을 방귀 소리보다 더 못하고 구린 것으로 만들었다.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할 말을 잊게 만드는 것, 이것이 저들의 통치방법이다. 우리는 이 말의 무력화에 맞서야 한다.

 

 

 

[사설]새누리당의 역사교과서 자가당착 (경향신문 2015년 10월 10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년 전 한국사 교과서 관련 보고서에서 “국정제는 하나의 관점만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맞지 않다” 국정교과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국정제를 채택하는 나라는 권위주의 내지 독재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발행제나 인정제가 일반적”이라며 상설 독립기구 설치 등 검인정제 강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새누리당이 최근 ‘국론통일’을 내세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는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기자칼럼]‘정의’가 지워진 역사교과서 (경향신문 2015년 10월 3일)

정제혁 | 사회부 

 그러나 이제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얼마 전 논란이 된, 일제강점기에 대한 고려대 정안기 교수의 발언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그 시대엔 모두가 친일파였다”며 “당시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가 1명 때문에 99명의 당시 ‘보통’ 사람들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한 대목이다. 이른바 뉴라이트식 ‘역사 뒤집기’가 급기야 독립운동가를 가해자로, 당대의 시류에 순응한 친일파 혹은 ‘보통 사람’을 피해자로 놓는 도착적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기고]‘건국절’ 망령의 부활 (경향신문 2015년 10월 1일)

한상권 | 덕성여대 교수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다. 2015 교육과정 개악의 결정판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꾼 데 있다. “1948년은 대한민국 건국 원년“이라는 반헌법적인 ’건국절’론을 2015 교육과정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교과서 발행제도를 바꿔서라도 학생들에게 독립운동의 역사인 광복절을 지워버리고 친일파의 복권을 기념하는 ‘건국절’을 주입시키겠다는 게 수구세력의 생각인 것이다.

 

 

 

[사설]역사교과서 국정화, 대통령이 철회 결단해야 (경향신문 2015년 9월 14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혼란의 매듭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 청와대와 교육부는 박 대통령이 먼저 국정화 방침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교육부는 국정화 방침도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발행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대통령은 뒤로 빠진 채 당정이 앞장서 여론의 몰매를 맞으면서 국정화 방침을 끌고 나가는 형국이다.

 

 

 

[정동칼럼]국정화? 같은 진단, 다른 처방 (경향신문 2015년 9월 9일)

김정인 | 춘천교대 교수·한국사 

 진단은 같은데 처방은 딴판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보수권력은 애국주의 사관의 고취를 주장했으나, 국가가 발행하는 단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치는 국가주의 교육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우익이 자학사관을 비판하고 나섰으나, 국정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지금도 역사 교과서 발행은 미국이 인정제, 영국이 자유발행제, 일본이 검정제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2015년 대한민국 여당 대표는 이렇게 주장한다. "편향된 역사관에 따른 교육으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철저하게 사실에 입각하고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 교과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칼럼]국가가 전하려는 거짓말 (경향신문 2015년 9월 7일)

박구병 | 아주대 교수 

 한국에서도 국정 역사교과서는 해방이나 정부 수립 당시부터 기본 정책으로 도입된 게 아니라 1973년 6월부터 1997년까지 특정 시기의 산물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또 <억눌린 자의 교육학>(Pedagogy of the Oppressed)으로 잘 알려진 브라질의 교육가 파울루 프레이리가 간파한 대로, “지배층이 사회적 불평등을 비판적으로 자각할 수 있는 교육 방식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발상”임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정동칼럼]미래 상실의 시대 (경향신문 2015년 8월 12일)

김정인 | 춘천교대 교수·한국사

 세계는 지금 영웅사관이나 민족사관에 매몰된 과거회귀형 역사교육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시민을 키워드로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미래추구형 역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구의 시민 혁명 이래 최근의 ‘아랍의 봄’에 이르기까지 20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인류가 함께 피 흘리며 성취했으며 앞으로도 보존해야 할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친다. 특정 국가나 공동체에 갇히지 않고 세계 시민과 소통하기 위한 역사교육을 도모하고 있다. 여러 출판사가 각축하며 만든 다채로운 역사교과서들로 가르치고 있다.

 

 

 

[사설]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북한 흉내내기다 (경향신문 2015년 8월 10일) 

 역사에서 단 하나의 진실은 존재할 수 없다. 조선 초 일어난 ‘왕자의 난’을 두고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그런데 국가가 어느 하나의 해석을 독점한다면, 그건 역사 왜곡이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조선총독부조차 국정교과서를 쓰지 않았다. 지금도 북한과 베트남, 러시아 같은 비민주주의 국가 외에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는 나라는 없다. 국정교과서에 집착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북한 체제를 비웃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북한을 닮자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설]역사교육의 기본 뼈대부터 편향시킬 참인가 (경향신문 2015년 4월 23일) 

 역사과 교육과정 각론개발팀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중학교 역사·고교 한국사 등의 집필원칙을 정하는 곳이다. 역사교과서의 뼈대를 세우는 곳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학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사실에 입각한 균형감각’을 갖춘 학자들이 참여해야 한다. 역사교육의 가치를 다루는 역사교과 전문가들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과학 오디세이]국정교과서, 지적 망국의 지름길 (경향신문 2014년 10월 13일)

박영훈 | 수학칼럼니스트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책에서 저자 다카시는 전제적이고 획일적인 일본 문부성을 ‘교육사령부’라 비유하며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일본을 망국의 늪으로 몰아넣었던 군부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일본인들 대부분은 문부성의 이런 완전관리형 교육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특이한 교육시스템인지 깨닫지 못한다.” 

 


 

[사설]한국사 국정교과서 공론화 꿈도 꾸지 마라 (경향신문 2013년 12월 11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체제 전환 공론화를 언급했다. 서 장관은 어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7종 출판사의 수정·보완 대조표를 최종 승인하면서 국정 전환 문제와 관련해 “교육과정을 개정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체제로 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2015년쯤 교육과정 개정안 총론 발표와 함께 한국사 교과서 국정체제 전환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이라고 본다. 마치 국정 전환 요구와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주문하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사설]역사교과서도 유신체제로 되돌리겠다는 건가 (경향신문 2013년 11월 7일) 

 국정교과서 체제는 박정희 정권 때인 1974년 기존의 검정체제를 뒤엎고 실시한 제도다. 권위주의 정권을 정당화하고 일률적인 역사의식을 주입하기 위한 의도였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의 검정교과서 체제는 그 위험성과 폐해를 줄이고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살리기 위한 학계의 요구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이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것은 매우 의도가 불순할 뿐 아니라 위험천만하기까지 하다. 교학사 교과서 파문을 과거 회귀의 빌미로 삼으려는 기도는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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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신문 D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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