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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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경향신문 DB팀 2020. 5. 21. 15:19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좁은 화장실 벽에 경비복 여러 벌과 모자들이 걸려 있다. 변기 위 나무 선반에는 낡은 전자레인지와 전기 커피포트가 놓여 있다. 전자레인지 위엔 강냉이 과자와 종이컵, 커피믹스가 가지런히 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가득한 이곳은 주민의 폭언·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0일 사망한 경비노동자 최희석씨가 일했던 서울 강북구 ㄱ아파트 경비초소 내부다.

20일 이곳을 찾았다. 1주일 전 주민들이 경비초소 창문에 붙인 추모 쪽지는 떼어졌지만, 경비실 내부는 그대로였다. 경비실 안 문을 열면 보이는 화장실은 여전히 경비노동자가 웃옷을 벗어두는 옷장이자, 한숨 돌리며 커피믹스를 타 마시는 탕비실이었다. 다른 동 경비초소도 비슷했다. 화장실과 업무공간을 커튼으로만 구분했다. 변기 위 전기 커피포트도 마찬가지였다.

열악한 휴게환경은 이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경비노동자들이 좁은 경비초소 안에서 업무공간과 휴게실이 분리되지 않은 채 24시간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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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0년 5월 21일>